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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자 시인을 만나다.
김민자 시인
수요일 오후 12시 점자도서관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시각장애인 문예창작교실 수업이 금방 끝났어요. 김민자 선생님 계신데 내려오시겠어요." 기다리던 반가운 전화입니다. 점자도서관 내 ABA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섭니다. 선한 얼굴의 시인이 고개를 돌려 환하게 웃어줍니다. "선생님, (시집 출간)축하드립니다.", "아, 고마워요!" 시인의 얼굴이 웃음으로 물들었습니다.

김민자 시인, 저는 그녀의 오랜 팬입니다. 2012년 시각장애인 문예창작교실이 생기고 연말에 1년 동안 쓴 시를 모아 시집을 출간했는데, 표지를 디자인하고 내용을 편집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김민자 시인이 쓴 시를 보고 감동받았습니다. 시인은 저를 모르지만 저는 언제나 시인이 반가웠고, 소식이 늘 궁금했습니다. 시인으로 등단했고 지역 내 크고 작은 대회에서 입상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성남문인협회에서 '문학시대 문학동아리'와 한마음복지관의 시각장애인 문예창작교실에서 꾸준히 시를 쓰고 있습니다.

김민자 시인, 늦은 나이에 등단했지만, 어릴적부터 타고난 시인입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지금 들려드리겠습니다.김민자 시인
(아래사진) '시각장애인 문예창작교실'의 정란희 선생님과 함께

시는 언제부터 쓰셨어요? 제가 어릴적에는 읽을거리가 없었어요. 큰 삼촌이 소년잡지를 사다 주었는데 그걸 읽는게 참 좋았어요. 그 때 직접 쓴 동시를 잡지사에 보내면 실어주었는데 '빨간불, 호박꽃' 등 내가 쓴 시를 동생들이 참 좋아했어요 . 그래서 자주 시를 쓰고 보냈던 것 같아요. 그런데 6·25전쟁이 나고 가세가 기울면서 시를 차츰 잊어버리고 살았어요. 우연히 멕시코에 간 적이 있는데 그 석양이 너무 아름다워서 '남산에 지던 저녁노을이 가슴으로 뚝뚝 흘러내린다.'로 시작하는 시를 낭송했더니 모두 시를 칭찬하며 그 감성을 가지고 시를 써보라고 했습니다. 그때도 지금처럼 시를 쓰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초등학교 3학년때 우연히 눈이 나쁜 걸 알게 되었고 세브란스 병원에서 고도근시 판정을 받았어요. 그리고 나이가 들어 급격하게 시력이 저하되어 시각장애 판정을 받게 되었어요. 그리고 집 근처에 있는 한마음복지관에서 시 쓰는 수업이 있다하여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시를 쓰게 된 것 같아요.
김민자 시인
시의 글감은 어떻게 찾으세요? 시의 글감을 찾는다는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잊지 않으려고 글을 쓰는 것 같아. 눈을 잃고, 생활을 잃고, 혼자 살면서 추억마저 잃는 것 같아서 그걸 잊고 싶지가 않아. 그래서 그런걸 하나씩 쓰다보니 시가 된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시를 감동해주는 사람이 많아요. 아 ! 내 이야기에 공감하나보다 라고 생각하면서 그게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5년 동안 몇 편의 시를 쓰셨어요? 몇 백 편은 쓴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전부 시라고 말 할 수 있는지 자신이 없네요.(웃음), 성남시 문화관광과의 지원을 받아 출판한 책 '빛이 나를 부르고 있어'에는 95편의 시가 실려있어요.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세요? 아픔, 추억, 전쟁, 가난 이런 이야기도 좋지만 이제 여행을 다니면서 시를 쓰고 싶어요. 

김민자 시인, 인터뷰 동안 연신 복지관 '시 선생님인 정란희 선생님'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시면서 감사를 표했습니다. '내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집에 놀라와' 라고 말합니다. 그녀의 시가 그녀를 닮았습니다.
 

빛이 나를 부르고 있어

들에서
누가 나를 부르고 있어

보랏빛 들국화도
노란 해바라기도 아니야
눈부신 햇빛이야

산에서
누가 나를 부르고 있어

빨갛게 익어가는 감나무도 아니야
울긋불긋 단풍도 아니야
환하게 웃는 햇빛이야

자꾸만
내 이름 부르며

너는 무슨 색이냐 묻고 있지
햇빛이 세상 가득
나를 사랑하고 있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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