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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장애인인권, 어린이들의 순수함으로 바라보자
장애인인권, 어린이들의 순수함으로 바라보자
장애아동을 자녀로 둔 가정은 장애아동뿐만 아니라 비장애형제자매에 대한 성장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첫째아이 원기는 뇌병변장애1급인 장애아동이다. 이어 둘째 에스더는 딸, 셋째 다윗은 아들로 2남 1녀를 두었다. 첫째아이의 외로움을 달래줄 둘째아이가 태어났지만, 말을 하지 못하고, 활동을 못하는 장애를 가진 오빠와의 관계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미처 예견하기 전에 셋째아이가 태어났다. 이 세명을 삼총사라고 많이 부른다. 삼총사들은 서로 의지하면서 참 아름답게 자라고 있다. 첫째아이 원기는 몸이 많이 불편하지만, 동생들을 지극히 사랑한다. 동생들이 또래아이들과 일상적인 소소한 다툼을 하는 것을 볼때면, 보행기에 몸을 의지해 다가가 중간에 가로막고, 상대편 아이들에게 “우리 동생건들지마!!”라고 한다. 물론 말을 하지 못하기에 대신 강렬한 눈빛을 보낸다.

그리고 맛있는 것을 떠먹여줄때면, 숟가락을 든 엄마의 손을 잡고, 동생들에게 건넨다. “이거 먹어!!”라고, 이것도 해맑은 미소와 눈빛으로 말을 한다. 이제 8살이 된 에스더는 오빠와 장난꾸러기 남동생을 너무나도 사랑한다. 투정도 부릴법 한 대, 몸이 불편한 오빠를 돌보는 엄마를 위해 잦은 심부름을 마다하지 않는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오빠를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고, 행여 오빠를 놀리는 친구들이 있을때면 어리나이에 마음을 아파하지만, 당당히 오빠옆에서 지켜준다. 특히 또래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누구의 도움없이는 활동을 거의 못하는 오빠가 혼자있는 상황에서는 언제든지 곁에서 지켜준다.

에스더가 아주 어릴때, 놀이터에서 땡볕에 혼자 있는 오빠를 보고 누가 옆에 이야기 하지 않았는데도, 옆에 다가가 자기옷으로 원기에게 쏟아지는 햇볕을 가려면서 곁은 지켜준 이야기는 아직까지도 필자의 심금을 울린다. 셋째 다윗은 이제갓 6살이 된 전형적인 장난꾸러기다. 그래도 몸이 불편한 형에게는 사랑스러운 존재다. 밤에 잠을 잘 때면, 형옆을 자청하면서 눕는다. 어느날. 에스더와 다윗의 심한 몸부림 때문에 둘이는 침대에 누이고, 원기를 바닥에 눕혔는데, 중간에 방에 들어가보니 세명이서 바닥에 팔짱을 끼고 누워 자고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밤에도 외로이 자는 원기와 함께 하는 것이다. 이런 사랑스러운 삼총사를 볼 때면, 행복할 때도 있지만, 나름 고민이 될 때도 많다. 바로 장애를 가진 원기를 오빠와 형으로 둔 에스더와 다윗의 올바른 성장이다. 원기로 인해 본인들이 성장하면서 짊어져야 할 짐들이 생기지 않을지, 아니면 그러한 부담과 피해의식들을 가지면서 성장하지 않을지에 대한 고민이다. 이러한 생각들을 가지지 않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 시작한 것이 에스더와 다윗만이라도 데리고 다닌 가벼운 나들이였다. “오빠, 가지 못하니깐 집에 있자”, “형이 감기걸렸으니깐 나가지 말자”라고 했었는데, 이제는 원기가 이동편이나 신체상황상 함께 하지 못할 때는 둘만이라도 데리고 나간다. 그러면서 ‘왜 오빠가 함께 하지 못하는지, 같이 갈 수 없는지’에 대해서 스스로 궁금해 한다.

이런 질문을 던질때면 몸이 불편한 오빠가 사회로의 참여가 쉽지 않음을 이야기 해 준다. 하지만 요즘 나들이 할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에스더와 다윗이 장애를 바라보는 시각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 지하철 엘리베이터와 장애인석은 몸이불편한 장애인이나 노약자가 이용하는 것을 알게 된 것을 시작으로, 경사로를 찾게 되고, 원기가 중간 용변처리할 수 있는 공간을 지나치지 않고 필자에게 알려주기 시작했다. 몇주전, 집에서 무료해 하던 에스더와 다윗을 데리고, 버스를 타고 대구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에스더가 “오빠가 같이 왔으면 좋겠다”라는 말에 “다음에 같이 오자”라고 답변을 해줬다. 그 다음에 이어진 에스더의 말은 큰 충격을 주었다. “오빠가 탈 수 있는 버스가 생겼으면 좋겠다”라는 말이었다. 그래서 도시에만 있는 저상버스, 우리가 사는 농어촌에는 찾아보기 힘든 저상버스, 그리고 시외저상버스가 없는 점을 설명해 주었다.

이제 갓 8살인 아이조차도 장애인의 사회적 불리를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 정책입안자들은 인식의 차이가 있거나 너무나도 많은 조건을 내세우며, 사회적 불리를 해소할 제도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어린이들조차도 24시간 몸이 불편한 장애인에게 보호가 필요한 것을 알고, 그들이 외롭지 않도록 함께 하는 것을 알고, 그들이 세상으로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이동지원이 있어야 하는 것을 아는데 말이다.

인권의 기준으로서 어린이의 순수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삼총사들로부터 배우고 있다.

*김학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창녕군장애인종합복지관 사무국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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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천 기자 (rehab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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